씨티그룹의 경고…"美 장기 기대인플레 추가 상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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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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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홀렌호스트 수석이코노미스트
KIC 주관 뉴욕국제금융협의체 회의 참석
"임금·임대료 여파…하반기 고물가 지속"
"3년 기대인플레도 1년 따라 더 오를 것"
S&P 강세 점친 씨티, 추가 하향 가능성
앤드루 홀렌호스트 씨티그룹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 (사진=씨티그룹)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올해 하반기로 가도 인플레이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겁니다.”

앤드루 홀렌호스트 씨티그룹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4일(현지시간) 한국투자공사(KIC) 뉴욕지사가 주관한 제46차 뉴욕국제금융협의체 회의에 나와 “미국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 위험 같은 험난한 여정을 앞두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임금·임대료 여파, 고물가 지속”

홀렌호스트는 “미국 경제 지표들은 (코로나19 당시 높아진 저축률 등으로) 당분간 호조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경제는 점차 어두워질 것으로 봤다. 그는 “사람들이 (경기 전망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가 가장 주목하는 건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홀렌호스트는 “임금과 주택 임대료 등의 급등이 물가에 후행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문제가 만만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6.0%에 달한다. 다만 3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8%다. 사람들이 앞으로 1~2년 후부터는 물가 폭등세가 조금씩 둔화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그러나 홀렌호스트는 “3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을)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물가 폭등 양상이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상반기 중에는 서비스 회복 등에 따라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소비 둔화가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씨티그룹은 이를 반영해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목표치를 기존 5100에서 4700으로 하향했다. 4700 레벨은 지금보다 약간 더 오른채 올해 장을 마칠 것이라는 의미다. 월가 내에서 씨티그룹은 비교적 강세 예측을 하는 기관으로 꼽힌다. 그러나 홀렌호스트의 분석을 감안하면 추후 추가 하향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S&P 강세 점친 씨티, 하향 가능성

홀렌호스트는 다만 임금과 임대료 상승에 비해 유가 폭등이 미국 경제에 미칠 여파는 상대적으로 작게 봤다. 그는 “유가가 오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분명히 악영향이 있다”면서도 “미국은 주요 원유 수출국이기 때문에 경제 전체를 보면 주요한 악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스케줄에 대해서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 올리는 걸 포함해 올해 총 200bp(25bp 1회 기준으로 총 8회)의 가파른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차대조표 축소 시기의 경우 5월을 점쳤다.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꿈틀대는 만큼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회의에는 신민식 뉴욕 주재 재경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과 공공투자기관, 증권사, 은행 등 한국 금융기관 투자 담당자들이 참석해 홀렌호스트와 의견을 나눴다.

행사를 주관한 신용선 KIC 뉴욕지사장은 “미국 경제와 연준 통화정책이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과 경제 전망을 살펴보고 투자 의견을 논의해보는 기회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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